어렵다. 천차만별인 자기주도학습법 중에서 자녀에게 적합한 학습 방법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주도학습 코칭맘’ 이소희(39·서울 강서구), 김수영(42·경기도 파주)씨는 “자녀를 믿으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단 자녀가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함을 강조한다. 자기주도학습 코칭으로 자녀의 학업 성과를 높인 두 학부모의 비결을 들어봤다.
자녀의 성공적인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엄마들이 나서고 있다. 김수영(42·왼쪽)씨와 이소희(39)씨가 각자 터득한 자기주도학습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아이 공부 도우려 전문가 자격증 딴 이소희씨
이소희씨는 최근 아예 ‘자기주도학습 전문가’로 나섰다. 지난 6월 방과후지도사와 자기주도학습 코칭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올여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캠프에서 자기주도학습 강사로 나서기도 했다. 자녀 강준모(13·서울 염창중 1)군과 승연(9·여·서울 염경초 3)양의 효과적인 자기주도학습을 도우려던 것이 계기가 됐다. 블로그나 카페에서 얻는 정보를 뛰어넘어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에게 올바른 자기주도학습 지도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얻은 결과다.
이씨는 자녀들이 초등학생 때부터 수업 내용을 집에 와서 말로 풀이해 보도록 유도했다. “칭찬으로 아이들이 학업에 자신감을 가지도록 했어요. ‘엄마, 내가 오늘 무엇을 배웠는데’라고 하면 ‘엄마는 그 사실을 몰랐는데 너를 통해 알게 돼 정말 좋구나’라고 호응하는 식이죠.”
이런 학습법 덕에 강군은 최근 치른 기말고사에서 교과서만 공부하고도 반에서 국어 1등을 했다. 비법은 이씨의 코칭에 있었다. 시험 하루 전날 강군과 국어 교과서를 함께 읽으며 “시험에 어떤 문제가 나올까” “선생님이라면 이 부분을 어떻게 생각할까”를 토론했다. 『상록수』『홍길동전』과 같이 이씨도 충분히 아는 작품에서는 “엄마는 이렇게 배웠어”라며 어려운 단어 위주로 설명했다. “자녀와 공부할 때는 단락별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게 중요해요. 엄마와 얘기하면서 자녀는 수업시간에 교사가 강조했던 부분을 기억해 내게 됩니다.”
이씨의 자기주도학습 코칭은 잔소리를 적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기주도학습 전문가과정 수업을 들으면서 제가 강압적이고 폭언을 쓰는 엄마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 뒤 이씨는 “그랬구나”와 같이 공감하는 대화법을 쓰면서 공부에 힘들어하는 자녀의 마음을 살폈다. 교과서를 중심으로 자기주도학습을 하도록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씨는 “학교 시험은 절대적으로 교과서 위주로 출제된다”며 “자녀가 즉각적인 답을 원해도 바로 알려주지 말고 교과서에서 답을 찾도록 유도하면 좋다”고 귀띔했다.
성공적인 자기주도학습은 무엇보다 예습에서 비롯된다는 게 이씨의 생각이다. 자녀가 평소 예습 위주의 자기주도학습을 했다면 시험 직전에 부모가 학습 내용을 떠올릴 수 있게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 피드백을 할 때는 교과서의 대제목, 소제목을 의문문으로 만들어 질문해 본다. 이씨는 “자녀가 ‘(기억이 안 나서)나는 몰라’라고 해도 바로 답을 알려주어선 안 된다”며 “혼자 공부하는 과정에서 빠뜨리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해 주는 정도로 코칭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하루 최소 세 시간씩 책 읽어준 김수영씨
“자기주도학습은 성적이 바닥인 학생이 중위권으로 올라갈 동력이 될 수 있어요.”
김씨는 자기주도학습법이 자녀 우상민(17·경기 봉일천고 2)군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극성 엄마였다”고 말할 만큼 김씨는 자녀 공부에 열성적이었다. 그러나 우군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혼자 공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학원을 끊는 결단을 내렸다. 김씨는 “자기주도학습이 안 되니 공부 외에도 모든 일에 무기력해하는 아이 모습을 봤다”며 “학원을 끊고 원하는 합기도를 배우며 마지막 학년을 보내도록 했다”고 회상했다.
학업의 부담은 줄었지만 성적도 떨어졌다. 김씨는 “중학교 첫 중간고사에서 아주 낮은 점수를 받고 나니까 아이 입에서 ‘공부해야겠어요’란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공부 의지를 다진 우군을 위해 김씨는 옆에서 교과서를 같이 읽어주는 것으로 자기주도학습 코칭을 시작했다. 김씨가 교과서를 소리 내어 읽는 동안 우군은 눈으로 따라 읽는 방법으로 하루 최소 3시간씩 교과서 읽기에 할애했다. 주말에는 최대 8시간 동안 교과서를 읽은 적도 있어 김씨의 입안이 헐 정도였다.
"하위권 학생은 상위권 학생과 다르게 독해력이 많이 부족해요. 책을 쥐여 줘도 중요한 단어나 부분을 파악하지 못하니 금세 지루해하죠. 초반에는 부모가 교과서를 대신 읽어서라도 공부를 같이 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교과서를 읽은 뒤에는 대화를 하면서 우군이 학습 내용을 이해했는지를 살폈다. 교과서 한 단락을 읽은 뒤에는 반드시 ‘네 생각엔 이 문맥이 어떤 뜻인 것 같아’란 질문을 던져 본인이 설명하게끔 했다. 우군이 답을 말하지 못했을 때는 함께 백과사전과 인터넷을 찾아가며 공부했다. 김씨는 “아이 스스로 교과서의 맥락을 파악하기까지 최소 1년이 걸린다”며 “성적이 낮은 아이일수록 자기주도적인 학습 태도를 갖추기까지 참고 기다리는 부모의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습량을 억지로 늘리려는 욕심 또한 금물이다. 김씨는 “‘그래도 한 시간은 공부해야 하지 않나’란 기대를 자녀에게 강요하기 쉽다”며 “책상에 무조건 오래 앉아 있는 ‘버티기식 자기주도학습’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녀의 점수가 금세 오르지 않더라도 부모가 조바심을 내서는 안 돼요. 자녀에게 ‘네 눈빛이 예전과 달라’ ‘넌 목표가 생겼잖아’ ‘자기주도학습을 하면서 자신을 조절하는 네가 자랑스러워’와 같은 말을 많이 해주세요.”
글=김슬기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아이 공부 도우려 전문가 자격증 딴 이소희씨
이소희씨는 최근 아예 ‘자기주도학습 전문가’로 나섰다. 지난 6월 방과후지도사와 자기주도학습 코칭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올여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캠프에서 자기주도학습 강사로 나서기도 했다. 자녀 강준모(13·서울 염창중 1)군과 승연(9·여·서울 염경초 3)양의 효과적인 자기주도학습을 도우려던 것이 계기가 됐다. 블로그나 카페에서 얻는 정보를 뛰어넘어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에게 올바른 자기주도학습 지도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얻은 결과다.
이씨는 자녀들이 초등학생 때부터 수업 내용을 집에 와서 말로 풀이해 보도록 유도했다. “칭찬으로 아이들이 학업에 자신감을 가지도록 했어요. ‘엄마, 내가 오늘 무엇을 배웠는데’라고 하면 ‘엄마는 그 사실을 몰랐는데 너를 통해 알게 돼 정말 좋구나’라고 호응하는 식이죠.”
이런 학습법 덕에 강군은 최근 치른 기말고사에서 교과서만 공부하고도 반에서 국어 1등을 했다. 비법은 이씨의 코칭에 있었다. 시험 하루 전날 강군과 국어 교과서를 함께 읽으며 “시험에 어떤 문제가 나올까” “선생님이라면 이 부분을 어떻게 생각할까”를 토론했다. 『상록수』『홍길동전』과 같이 이씨도 충분히 아는 작품에서는 “엄마는 이렇게 배웠어”라며 어려운 단어 위주로 설명했다. “자녀와 공부할 때는 단락별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게 중요해요. 엄마와 얘기하면서 자녀는 수업시간에 교사가 강조했던 부분을 기억해 내게 됩니다.”
이씨의 자기주도학습 코칭은 잔소리를 적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기주도학습 전문가과정 수업을 들으면서 제가 강압적이고 폭언을 쓰는 엄마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 뒤 이씨는 “그랬구나”와 같이 공감하는 대화법을 쓰면서 공부에 힘들어하는 자녀의 마음을 살폈다. 교과서를 중심으로 자기주도학습을 하도록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씨는 “학교 시험은 절대적으로 교과서 위주로 출제된다”며 “자녀가 즉각적인 답을 원해도 바로 알려주지 말고 교과서에서 답을 찾도록 유도하면 좋다”고 귀띔했다.
성공적인 자기주도학습은 무엇보다 예습에서 비롯된다는 게 이씨의 생각이다. 자녀가 평소 예습 위주의 자기주도학습을 했다면 시험 직전에 부모가 학습 내용을 떠올릴 수 있게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 피드백을 할 때는 교과서의 대제목, 소제목을 의문문으로 만들어 질문해 본다. 이씨는 “자녀가 ‘(기억이 안 나서)나는 몰라’라고 해도 바로 답을 알려주어선 안 된다”며 “혼자 공부하는 과정에서 빠뜨리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해 주는 정도로 코칭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자기주도학습은 성적이 바닥인 학생이 중위권으로 올라갈 동력이 될 수 있어요.”
김씨는 자기주도학습법이 자녀 우상민(17·경기 봉일천고 2)군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극성 엄마였다”고 말할 만큼 김씨는 자녀 공부에 열성적이었다. 그러나 우군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혼자 공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학원을 끊는 결단을 내렸다. 김씨는 “자기주도학습이 안 되니 공부 외에도 모든 일에 무기력해하는 아이 모습을 봤다”며 “학원을 끊고 원하는 합기도를 배우며 마지막 학년을 보내도록 했다”고 회상했다.
학업의 부담은 줄었지만 성적도 떨어졌다. 김씨는 “중학교 첫 중간고사에서 아주 낮은 점수를 받고 나니까 아이 입에서 ‘공부해야겠어요’란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공부 의지를 다진 우군을 위해 김씨는 옆에서 교과서를 같이 읽어주는 것으로 자기주도학습 코칭을 시작했다. 김씨가 교과서를 소리 내어 읽는 동안 우군은 눈으로 따라 읽는 방법으로 하루 최소 3시간씩 교과서 읽기에 할애했다. 주말에는 최대 8시간 동안 교과서를 읽은 적도 있어 김씨의 입안이 헐 정도였다.
"하위권 학생은 상위권 학생과 다르게 독해력이 많이 부족해요. 책을 쥐여 줘도 중요한 단어나 부분을 파악하지 못하니 금세 지루해하죠. 초반에는 부모가 교과서를 대신 읽어서라도 공부를 같이 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교과서를 읽은 뒤에는 대화를 하면서 우군이 학습 내용을 이해했는지를 살폈다. 교과서 한 단락을 읽은 뒤에는 반드시 ‘네 생각엔 이 문맥이 어떤 뜻인 것 같아’란 질문을 던져 본인이 설명하게끔 했다. 우군이 답을 말하지 못했을 때는 함께 백과사전과 인터넷을 찾아가며 공부했다. 김씨는 “아이 스스로 교과서의 맥락을 파악하기까지 최소 1년이 걸린다”며 “성적이 낮은 아이일수록 자기주도적인 학습 태도를 갖추기까지 참고 기다리는 부모의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습량을 억지로 늘리려는 욕심 또한 금물이다. 김씨는 “‘그래도 한 시간은 공부해야 하지 않나’란 기대를 자녀에게 강요하기 쉽다”며 “책상에 무조건 오래 앉아 있는 ‘버티기식 자기주도학습’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녀의 점수가 금세 오르지 않더라도 부모가 조바심을 내서는 안 돼요. 자녀에게 ‘네 눈빛이 예전과 달라’ ‘넌 목표가 생겼잖아’ ‘자기주도학습을 하면서 자신을 조절하는 네가 자랑스러워’와 같은 말을 많이 해주세요.”
글=김슬기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